황제의 연호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연도를 기준으로 하는 기원(紀元)을 만들려는 디오니시우스…그러나 그 누구도 예수가 언제 태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에…그래설라무네 이건 어때? 마태복음 2장 1절에 보면, 동방박사 세 사람이 나오잖아?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에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라고…별이 언제 떴는지 알면…”

“그 별이 무슨 별인데?”

“…혹시 혜성이 아닐까?”

“거시기 물고기자리 아닐까?”

예수 탄생을 알리는 별…초신성의 폭발일수도, 처녀자리 일수도, 목성과 토성의 상합(相合:목성과 토성이 845년마다 근접하여 밝게 빛나는 현상)일수도 혹은 다른 천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아직까지도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을 추적해 봐야겠는데…바로 요셉과 마리아의 여행 목적을 더듬어 가는 것이다. 당시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인구주택 총조사를 벌였는데,

“로마 땅에 있는 모든 애들…그러니까 온 세계에 있는 모든 애들은 호적등록하고, 주민등록증 받아가! 이것들이 말야. 호적이 없으니까 아주 날로 먹으려고 그래…후딱들 자기 고양 가서 본적지 확인하고, 등록들 해라!”

인구주택 총 조사 겸 주민등록증 발급 시기인 이때 요셉은 약혼녀인 마리아를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향하게 된다. 이때 마리아가 아이를 낳게 되니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이 인구조사를 시행한 연도를 알면 예수의 탄생연도를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당시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시라아 총독 퀴니리우스(구레뇨)에게 인구 조사를 명령한 것이 기원전 8년이고, 인구를 등록했던 것이 그 1년 뒤인 기원전 7년이다. 그렇다면 예수는 기원전 7년에 태어났다는 말이 된다.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는 AD 1년에 태어났다는 말은 거짓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는 기껏해야 지나가는 에피소드…애교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진짜 큰 문제는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연도가 몇 년도인가에 대해 아무도 답을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디오니시우스는 532년부터 626년까지 95년 간의 부활절 연대표를 완성하게 된다.

“휴…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정도가 다야. 디 엔드! 사요나라! 시마이!”

문제는 이 디오니시우스 달력에도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디오니시우스는 춘분이 3월21일 0시에 시작된다고 기준을 잡았지만, 실제로 춘분은 3월19일 오전 8시에서 3월21일 오후 8시 사이에 일어났던 것이다. 오차는 어떤 식으로든 생겼지만, 당시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어쨌든 춘분 뒤 첫 보름달이 뜬 뒤에 오는 첫 번째 일요일이 부활절이었기에 춘분을 찾아내고, 부활절을 일정 기간(3월22일에서 4월26일 사이)안에 묶어두어야 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이 당시 표준으로 정해놨던 달력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어이 이번 달에 부활절 있는 거 알지? 춘분날 제대로 계산해서…”

“…저기 춘분은 지나갔는데요?”

“그게 무슨 소리야! 아직 3월12일밖에 안됐는데?”

“거시기…그게 어젯밤에 보름달이 떠서요.”

“…보름달이 왜 어제 뜨는데?”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365.2422일이다. 그러나 율리우스력에서 이 공전 주기는 365.25일로 반올림해서 계산했다.

“달력 보는데 계산기 두들길 일 있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편하게 가자고…까짓 거 11분 14초 정도야…껌 값이지.”

요즘 껌 값…꽤 비싸다. 처음엔 그냥 11분 14초의 오차…즉 674초의 오차였지만, 이게 10년이 지나면 6,740초의 오차가 되고 100년이 지나면 67,400초의 오차가 된다. 껌 값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니 부활절 예배 일자를 맞추는 게 어렵게 된 것이다. 부활절 예배 일자를 맞추기 어렵게 되자 부활절에 세트로 묶여 있는 각종 교회 축일들까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칠순절(부활절 전 70일째 날의 성회)을 언제 해야 하죠?”

“오순절은요?”

“사육제 중의 월요일(광란의 월요일이라 해서 허물없이 떠드는 날)은 언제 합니까?”

“부활절 월요일은요?”

“승천절(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을 기념하는 날)은요?”

부활절이 어그러지자 부활절과 연계된 수많은 축일들의 스케줄 들이 다 어긋나기 시작했고, 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스도가 부활한 날을 축하하려고 모든 준비를 끝냈는데, 알고 보니 부활절이 지나간 상황…교회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과연 교회는 잃어버린 부활절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초특급 대하 울트라 히스토리 ‘우리는 지금 2007년에 살고 있는 것일까?’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