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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성, 뒤처진 사회②] 전선혜 교수 “엄마의 과잉보호가 자녀를 더 움추리게 만든다”

전선혜 중앙대교수

여성의 스포츠 참여가 확대되려면 엄마의 의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임신 계획이 있을 때부터 신체적으로도 빨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임신하면 체중이 최대 20㎏까지도 증가할 수 있다. 임산부 다수가 허리, 등,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엄마가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못하면 엄마도 아프고 태아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임신 5,6개월 정도면 태아 뇌세포가 무척 발달한다. 그 때 필요한 게 영양과 산소다. 태아에게 신선한 산소와 영양을 많이 공급해주려면 원활하게 혈액 공급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이를 도와 줄 수 있는 최고 방법이 운동이다.

출산 직후 육아도 대개 엄마가 맡는 게 현실이다. 엄마들이 영유아의 신체적, 인지적 발달에 대한 이해와 지식, 적절한 영유아 운동법을 함께 배워야하는 이유다. 엄마의 손은 제2 조물주의 손이다. 엄마가 아기에게 필요한 마사지나 체조, 연령에 맞는 유연성, 근력, 인지 및 두뇌개발 놀이, 심폐·소화기능 강화를 위한 운동을 시켜야한다. 엄마들이 자녀들을 너무 과잉보호하는 것은 오히려 움직이고 싶은 자녀들의 욕구를 강제로 누르는 것과 같다.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신체활동을 하다가 아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과하게 항의하는 엄마들도 적잖은데, 아이들이 넘어져보지 않고서 어떻게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겠는가. 일부 부모들의 지나친 염려는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들이 체육을 더 외면하는 이유가 된다.

인간은 3세 이전에 거의 모든 신체, 정서 대부분이 완성된다. 아직 케어 수준에 머무는 영유아 시스템이 교육 시스템으로 옮아가야 한다. 누리과정의 신체운동, 건강영역에서 신체활동이 이상적인 형태로 제시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효율적인 교육이 부족하다. 이를 가르치는 교육과정도 없어 교사들은 신체활동을 지도하는 역량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 누리과정과 연계된 초등학교 1,2학년 커리큘럼에는 신체활동이 대단히 부실하다. 국내에서 임산부 운동, 영유아 신체활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극소수며, 0세~10세 영유아 신체에 대한 데이터도 전무하다. 최근 들어 유소년스포츠지도사 육성과정이 생겨 다행이다. 건강한 미래사회를 위한 바람직한 인재를 기르는 노력은 태아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가가 임산부 운동 및 영유아 건강을 위한 노력을 주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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