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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성, 뒤처진 사회④] 외국인 유학생들 “한국 여학생들 더 전투적으로 플레이해야한다"

고려대학교 여자축구 동아리 ‘FC엘리제’에 있는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젤리카, 마유리카, 케일라. 김세훈 기자

고려대학교 여자축구 동아리 ‘FC엘리제’에는 외국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지난달 가평에서 열린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에 참석했다.

케일라(미국)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지 5년째다. 그는 “미국에서는 소녀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종목에 성별구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여자가 축구하는데 대한 편견을 자주 접했다”며 “어떤 스포츠든 누구나 할 수 있고 축구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축구하는 한국여학생들의 두 가지 특징을 꼽았다. 그는 “한국 여성들은 경기 중에 부딪치는 것도 너무 미안해 한다”며 “투쟁적으로 겨루는 미국 학생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여학생들은 축구를 하는데 지지를 받지 못한 탓에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그는 세리나 윌리엄스 등 세계적인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패션, 액세서리 등 비즈니스에도 진출한 데 대해 “스포츠우먼이 사회적·경제적 측면에서도 보스가 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답했다.

필리핀 유학생 안젤리카는 “미국, 홍콩에서도 축구를 했는데 거칠게 해도 모두 인정했다”며 “한국은 유달리 몸을 부딪치는 것부터 너무 불편해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출신 마유리카는 “스리랑카도 보수적이라고 일정한 바디 타임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며 “나도 친척들로부터 여자가 왜 축구를 하느냐, 그만두는 게 어떠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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