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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성, 뒤처진 사회④] 중앙대 유정애 교수 “세살 체육, 여든까지 간다”

유정애교수

한국에는 아직도 여학생들은 무용, 댄스만 해야 하는 사회적 편견이 존재한다. 거기에 미디어가 만든 ‘날씬해야만 건강하다’는 왜곡된 바디 이미지가 겹치면서 운동에 주저하는 여학생들이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 운동하면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가 된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결과다. 그게 바로 잡아져야 여학생들이 운동을 쉽게 시작하고 오래 몰입할 수 있다.

세계 사회 곳곳에서는 이미 여성이 남성의 보조역할을 하는 걸 넘어섰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통해 리더십, 포옹력 등을 배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고위층이 된지 오래다. 반면 우리나라 여학생들은 다양한 종목을 배울 기회도,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그래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체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 운동하지 않은 여학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운동해온 학생들에 비해 운동능력 차이가 커져 운동하는데 더 주저하게 된다. 결국 체육교사 역량이 중요한데 그렇다고 체육수업을 체육교사에게만, 스포츠강사에게만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체육이 정상화돼야한다.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체육을 제대로 배우면 그게 평생을 간다.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사실상 양질의 체육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육이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것에 얹히는 것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체육교사가 배운 게 있어야 가르치지 않겠나. 교육부가 체육교육 정상화에 발 벗고 나서야하는 이유다.

요즘 세상은 융복합 세상이다. 체육은 신체적, 심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수학적, 물리학적, 사회학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진정한 융합교육이다. 여성을 위한 종목은 따로 없다. 나도 어릴 때 축구를 좋아했는데 학교에서 무용을 해야만 하는 불평등을 경험했다. 이런 불평등은 앞으로 사라져야 한다.

엄마들이 운동을 좋아하면 자녀도 운동하면서 가족,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해진다. 딸을 잘 키우고 싶은 엄마의 욕구를 다양한 측면에서 자극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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